1차로는 추월차로 — 지정차로 위반 기준
고속도로 1차로에서 제한속도에 딱 맞춰 계속 달리는 차를 자주 봅니다. 속도를 지키고 있으니 문제될 게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고속도로 1차로는 주행하는 차로가 아니라 앞지르기를 위한 차로입니다. 속도를 지켰는지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그리고 지정차로는 1차로 이야기만이 아닙니다. 내 차 종류가 어느 차로를 써야 하는지까지 정해져 있습니다.
지정차로는 1차로 이야기만이 아닙니다
기준은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별표 9 "차로에 따른 통행차의 기준"에 있습니다. 이 표는 도로를 딱 둘로 나눕니다.
고속도로
고속도로 외의 도로 — 국도, 자동차전용도로, 시내도로가 전부 여기입니다.
그리고 각각에 대해 어느 차로에 어떤 차종이 다닐 수 있는지를 정해 둡니다.
고속도로는 여기에 더해 편도 2차로와 3차로 이상을 또 나눕니다. 차로 수에 따라 규칙이 달라지니 순서대로 보겠습니다.
고속도로 편도 2차로

가장 단순합니다.
1차로 — 앞지르기를 하려는 모든 자동차
2차로 — 모든 자동차
여기서는 화물차도 앞지를 때는 1차로를 쓸 수 있습니다. 차로가 둘뿐이라 달리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앞지르기가 끝나면 2차로로 돌아와야 합니다. 1차로에 남아 계속 달리면 그때부터 위반입니다.
고속도로 편도 3차로 이상

여기서부터 달라집니다.
1차로 — 앞지르기를 하려는 승용차 및 경형·소형·중형 승합차
왼쪽 차로 — 승용차 및 경형·소형·중형 승합차
오른쪽 차로 — 대형 승합차, 화물차, 특수차, 건설기계
화물차는 앞지르기를 하려는 경우에도 1차로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편도 2차로와 가장 크게 갈리는 지점입니다. 3차로 이상인 도로에서 1차로를 달리는 화물차는 앞지르는 중이더라도 위반입니다.
'왼쪽 차로'가 몇 차로인지 세는 법
별표 9 비고가 정의해 두었습니다.
고속도로에서는 1차로를 뺀 나머지를 반으로 나누어 1차로에 가까운 쪽이 왼쪽 차로입니다. 나머지가 홀수면 가운데 차로는 어느 쪽도 아닙니다.
편도 3차로 — 1차로를 빼면 2·3차로. 왼쪽은 2차로, 오른쪽은 3차로입니다.
편도 4차로 — 1차로를 빼면 2·3·4차로로 홀수입니다. 가운데 3차로는 빠지고, 왼쪽은 2차로, 오른쪽은 4차로입니다.
고속도로가 아닌 도로 — 국도 · 자동차전용도로

자동차전용도로도 1차로가 추월차로라고 알고 계신 분이 많은데 그렇지 않습니다.
별표 9는 도로를 고속도로와 고속도로 외의 도로로만 나누고, 자동차전용도로는 후자입니다.
그래서 고속도로가 아닌 도로에는 1차로 추월차로 규정 자체가 없습니다. 대신 왼쪽·오른쪽 구분이 적용됩니다.
왼쪽 차로 — 승용차 및 경형·소형·중형 승합차
오른쪽 차로 — 대형 승합차, 화물차, 특수차, 건설기계, 이륜차, 원동기장치자전거
여기서는 세는 법이 조금 다릅니다. 1차로를 빼지 않고 전체 차로를 반으로 나눕니다.
편도 2차로면 1차로가 왼쪽, 2차로가 오른쪽입니다. 편도 3차로면 홀수라 가운데 2차로가 빠지고 1차로가 왼쪽, 3차로가 오른쪽입니다.
국도에서 화물차가 오른쪽 차로에 몰려 있는 것이 이 규정 때문입니다.
잘 안 알려진 예외 세 가지

별표 9 비고에 실려 있는데 거의 언급되지 않는 것들입니다.
오른쪽으로는 내려가도 됩니다
"모든 차는 위 표에서 지정된 차로보다 오른쪽에 있는 차로로 통행할 수 있다"고 되어 있습니다.
승용차가 화물차 차로인 오른쪽 차로로 달리는 것은 위반이 아닙니다. 반대로 올라가는 것만 막혀 있습니다.
앞지를 때는 한 칸 왼쪽까지
"앞지르기를 할 때에는 지정된 차로의 왼쪽 바로 옆 차로로 통행할 수 있다"입니다.
편도 3차로 고속도로의 화물차라면 지정은 3차로지만, 앞지를 때는 2차로까지 나올 수 있습니다. 1차로는 여전히 안 됩니다.
진출입 구간과 출발 직후는 예외
"도로의 진출입 부분에서 진출입하는 때와 정차 또는 주차한 후 출발하는 때의 상당한 거리 동안"은 이 기준을 따르지 않아도 됩니다.
나들목으로 빠지려고 오른쪽으로 옮겨 가는 동안은 문제되지 않습니다.
80km/h 미만이면 1차로로 계속 가도 되나

예외가 있기는 합니다. 다만 조건을 정확히 읽어야 합니다. 별표 9의 문장은 이렇습니다.
"다만, 차량통행량 증가 등 도로상황으로 인하여 부득이하게 시속 80킬로미터 미만으로 통행할 수밖에 없는 경우에는 앞지르기를 하는 경우가 아니라도 통행할 수 있다"
조건이 둘입니다. 도로상황 때문이어야 하고, 부득이해야 합니다.
해당됩니다 — 차가 밀려서 1차로도 80km/h가 안 나오는 상황입니다.
해당되지 않습니다 — 도로는 비어 있는데 내가 70km/h로 달리는 상황입니다.
많이 알려진 "80km/h 이상으로 달리면 1차로 주행이 괜찮다"는 말은 거꾸로 읽은 것입니다.
이 단서는 막힐 때 봐주겠다는 뜻이지, 빠르면 계속 달려도 된다는 뜻이 아닙니다.
걸리면 얼마인가

승용차 기준입니다.
범칙금 3만 원 — 시행령 별표 8 제45호 "차로통행 준수의무 위반, 지정차로 통행 위반"입니다.
벌점 10점 — 시행규칙 별표 28입니다.
과태료는 없습니다 — 시행령 별표 6의 과태료 목록에 지정차로 항목이 아예 없습니다.
마지막 항목이 중요합니다. 과태료 규정이 없다는 것은 무인 카메라로 부과할 처분이 없다는 뜻입니다.
속도위반처럼 찍혀서 고지서가 날아오는 방식이 아니라, 현장에서 적발되는 위반입니다.
그래서 금액은 작습니다. 다만 벌점 10점은 남습니다.
과태료와 범칙금이 어떻게 다른지는 과태료와 범칙금 차이 — 벌점과 사전납부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1차로 정속주행이 왜 문제인가

앞지르기는 방향이 정해져 있습니다. 도로교통법 제21조 제1항은 다른 차를 앞지르려면 앞차의 좌측으로 통행하라고 정합니다. 고속도로에서는 앞지를 때 쓰는 차로도 정해져 있습니다(제60조 제2항, 별표 9).
그래서 1차로에 계속 머무는 차가 있으면 뒤차가 규칙대로 앞지를 길이 막힙니다. 그 차의 왼쪽에는 차로가 없기 때문입니다.
결국 오른쪽으로 빠져 앞지르는 차가 생기는데, 그것은 앞지르기 방법 위반입니다.
1차로를 비워 두는 것은 뒤차가 규칙대로 앞지를 수 있게 길을 열어 두는 일입니다.
실제로는 이렇게 탑니다
평소에는 2차로 이하로 달립니다. 고속도로에서 기본 주행차로는 1차로가 아닙니다.
앞지를 때만 1차로로 나갑니다. 방향지시등을 켜고 나갔다가, 끝나면 다시 들어옵니다.
복귀는 무리하지 않습니다. 들어갈 자리가 없으면 자리가 날 때까지 기다립니다. 급하게 끼어드는 것이 더 위험합니다.
뒤에서 빠른 차가 붙으면 비켜 줍니다. 내가 제한속도를 지키고 있어도 1차로에서는 비켜 주는 것이 규칙입니다.
세 줄 요약
고속도로 1차로는 앞지르기용입니다. 편도 2차로면 모든 차가, 편도 3차로 이상이면 승용차와 중형 이하 승합차만 쓸 수 있습니다.
자동차전용도로와 국도에는 1차로 추월차로 규정이 없습니다. 대신 왼쪽·오른쪽 차로 구분이 적용됩니다.
범칙금 3만 원에 벌점 10점이고 과태료는 없습니다. 1차로에 머물면 뒤차가 규칙대로 앞지를 길이 막힙니다.
지정차로는 누가 더 빨리 가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어디에 있어야 서로 안 부딪히느냐의 문제입니다.
앞지를 때만 나갔다가 돌아오는 습관 하나면 대부분 해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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