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 가이드

급발진 의심될 때 대처법 — 브레이크 · 전자식 주차브레이크 · N단 순서

드라이브좋아·2026.10.14 16:58·조회 1

발을 뗐는데도 차가 계속 빨라진다면 머릿속이 하얘지는 데 1초면 충분합니다. 그 순간 무엇을 할지 미리 정해 둔 사람과 아닌 사람은 결과가 다릅니다.

이 글은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주행시험장에서 직접 실험해 내놓은 대처 요령과 제조사 취급설명서를 기준으로 정리했습니다.

순서는 브레이크 → 전자식 주차브레이크 → N단입니다.


순서부터 외워 둡니다

급발진이 의심될 때의 대처 순서를 네 단계 카드로 정리한 그림. 1단계는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고 두 발로 브레이크를 한 번에 끝까지 떼지 않고 밟기, 2단계는 전자식 주차브레이크를 차가 설 때까지 손을 떼지 않고 당긴 채로 두기, 3단계는 여유가 있으면 변속기를 N으로 바꿔 바퀴로 가는 힘을 끊기, 4단계는 멈추면 비상등을 켜고 그다음 P로 바꾼 뒤 시동을 끄기다.
  • ① 발을 떼고 두 발로 브레이크 —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고, 두 발을 모아 브레이크를 끝까지 밟습니다.

  • ② 전자식 주차브레이크(EPB)를 당긴 채로 — 브레이크를 밟아도 속도가 줄지 않으면 씁니다. 차가 설 때까지 손을 떼지 않습니다.

  • ③ 여유가 있으면 N으로 — 바퀴로 가는 힘을 끊어 제동 거리를 줄입니다.

  • ④ 멈추면 비상등 — 그다음에 P로 바꾸고 시동을 끕니다.

N단이 세 번째인 이유는 공단이 EPB를 먼저 쓰고, 여유가 있을 때 N으로 바꾸라고 안내했기 때문입니다.


① 먼저 발부터 확인합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이 2026년 1월 발표한 2025년 급발진 의심 사고 149건 분석 그림. 109건(73.2%)이 페달 오조작이고 40건은 조사 중이거나 결과가 확인되지 않았으며, 차량 결함으로 확인된 사례는 0건이다. 상황이 확인된 144건 가운데 69.4%는 정차 중이거나 천천히 움직이던 중에 났다.

불편한 이야기지만 먼저 알아 두어야 합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이 2025년 급발진 의심 사고 149건을 분석했더니 109건(73.2%)이 페달 오조작이었습니다.
나머지 40건은 조사 중이거나 결과가 확인되지 않은 사고이고, 차량 결함으로 확인된 사례는 없었습니다.

주행 상태가 확인된 사고의 69.4%는 정차 중이거나 천천히 움직이던 중에 났습니다. 주차장이나 아파트 단지처럼 발을 자주 옮기는 곳입니다.

원인이 무엇이든 첫 동작은 같습니다. 오른발을 가속 페달에서 떼는 것입니다.
브레이크를 밟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차가 튀어 나간다면, 발이 가속 페달 위에 있을 수 있습니다.


② 두 발로, 한 번에, 끝까지

브레이크 밟는 법을 보여 주는 그림. 오른발을 가속 페달에서 떼고 왼발과 모아 두 발로 브레이크 페달을 힘껏 끝까지 밟는다. 한 번에 끝까지 밟고 떼지 않으면 제동이 높게 유지되지만, 여러 번 나눠 밟으면 밟았다 뗄 때마다 제동을 돕는 힘이 줄어 같은 힘에도 덜 선다는 것을 두 그래프로 비교했다.

가속 페달에서 뗀 오른발을 왼발과 모아 브레이크 페달을 힘껏 밟습니다. 공단이 안내하는 방법입니다.

  • 끝까지 밟습니다 — 다리에 힘이 들어가도 중간에 늦추지 않습니다.

  • 멈출 때까지 떼지 않습니다 —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동안에도 발은 그대로 둡니다.

  • 여러 번 나눠 밟지 않습니다. 밟았다 떼기를 되풀이하면 브레이크를 돕는 진공 배력이 줄어, 같은 힘으로 밟아도 덜 섭니다.
    토요타도 공식 안내에서 이 이유로 펌프질하듯 밟지 말라고 적었습니다.


③ 전자식 주차브레이크는 당긴 채로

전자식 주차브레이크(EPB) 비상 제동 그림. 현대·기아 차 기준으로 스위치를 위로 당기고 차가 설 때까지 그대로 둔다. 설 때까지 계속 당기면 속도가 줄어 완전히 멈추지만, 잠깐 당겼다 놓으면 약하게만 걸리고 그대로 달린다는 것을 속도 그래프로 비교했고, 경고등이 켜지고 경고음이 울려도 놓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았다.

브레이크를 밟아도 속도가 줄지 않으면 EPB 스위치를 씁니다.
공단이 2023년 화성 주행시험장에서 실험한 결과, 가속 페달이 눌린 채 시속 100km로 달리던 차도 EPB를 계속 작동시키자 완전히 멈췄습니다.

핵심은 잠깐 당겼다 놓으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주차할 때처럼 잠깐만 작동하면 브레이크를 약하게 누르는 정도의 힘만 걸립니다.

  • 당기는 동안만 제동됩니다 — 현대·기아 취급설명서는 주행 중 EPB 스위치를 당기고 있는 동안에만 제동되고, 손을 떼면 제동이 멈춘다고 적고 있습니다.
    차가 완전히 설 때까지 당기고 있으면 그대로 주차브레이크가 걸립니다.

  • 경고음이 울려도 놓지 않습니다 — 작동하는 동안 계기판에 브레이크 경고등이 켜지고 경고음이 울립니다. 제대로 걸리고 있다는 뜻입니다.

  • 브레이크 페달보다 오래 밀려갑니다 — 비상 제동 거리는 정상 제동보다 깁니다. 그래서 브레이크 페달을 밟은 채로 함께 씁니다.

손으로 당기는 레버나 발로 밟는 주차브레이크라면

줄로 당기는 기계식 주차브레이크는 주행 중 사용을 권하지 않습니다. 연식과 옵션에 따라 기계식이 달린 차도 있으니 내 차가 어느 쪽인지 미리 확인해 둡니다.


④ 여유가 있으면 N으로

변속기 모양별로 N(중립) 위치를 보여 주는 그림. 레버식은 레버를 N 위치로 옮기고, 다이얼식은 현대 투싼 설명서 기준으로 D에서 반시계 방향으로 살짝 돌리면 N이며, 버튼식은 N 버튼을 누른다. 세워 둔 채로 미리 몇 번 해 보라는 안내가 있다.

브레이크와 EPB를 쓰고도 손이 닿으면 변속기를 N(중립)에 둡니다. 엔진이나 모터의 힘이 바퀴로 가지 않게 끊는 것입니다.
공단 시연에서는 N에 두고 EPB를 쓰자 제동 거리가 20m 정도 더 짧아졌습니다.

  • 레버식 — 레버를 N 위치로 옮깁니다.

  • 다이얼식 — 현대 투싼 설명서 기준으로 반시계 방향으로 살짝 돌리면 N입니다.

  • 버튼식 — N 버튼을 누릅니다.

N에 두면 엔진 회전이 치솟으며 소리가 커질 수 있습니다. 놀라더라도 브레이크와 EPB는 그대로 둡니다.

평소에는 주행 중 N에 두지 말라고 설명서에 적혀 있습니다. 엔진 브레이크가 걸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상황은 그 예외입니다. 내 차의 N이 어디인지는 세워 둔 채로 몇 번 조작해 보면 위급할 때 손이 먼저 갑니다.


시동 끄기는 권하지 않습니다

시동을 끄면 되지 않느냐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해외 제조사 안내에는 들어 있기도 하지만 한국교통안전공단은 권하지 않습니다.

  • 끄는 방법이 차마다 다릅니다 — 달리는 중에는 시동 버튼을 몇 초 길게 누르거나 여러 번 연달아 눌러야 꺼지는데, 그 시간과 횟수가 차종과 연식마다 다릅니다. 위급할 때 헷갈리기 쉽고 시간이 걸립니다.

  • 다시 켜질 수 있습니다 — 버튼식은 잘못 누르면 시동이 다시 걸릴 우려가 있다고 공단은 설명합니다.

  • 핸들과 브레이크가 무거워집니다. 시동이 꺼지면 파워 스티어링이 작동하지 않아 핸들이 매우 무거워지고 브레이크 성능도 떨어진다고 취급설명서에 적혀 있습니다.

그래서 공단은 손만 뻗으면 되는 EPB를 먼저 쓰라고 권합니다.


그래도 멈추지 않는다면

공식 대처 요령에는 없는 내용입니다. 2024년 언론에 소개된 전문가 조언 가운데 서로 겹치는 것만 옮깁니다.

  • 사람이 없는 쪽으로 핸들을 돌립니다.

  • 전봇대나 가로수처럼 좁고 단단한 기둥은 피합니다. 충격이 한곳에 몰립니다.

  • 가드레일이나 벽이 있으면 차 옆면을 대어 마찰로 속도를 줄입니다.


멈춘 뒤에 할 일

  • 비상등을 켜고 P에 둔 뒤 시동을 끕니다. 고속도로라면 차 안에 있지 말고 가드레일 밖으로 나갑니다.

  • 다시 몰지 않습니다 — EPB로 비상 제동을 했다면 서비스센터 점검을 받으라고 공단과 제조사 모두 안내합니다. 견인을 부릅니다.

  • 블랙박스 영상을 따로 보관합니다 — 상시 녹화는 오래된 영상을 새 영상으로 덮어씁니다. 메모리카드를 빼 두거나 파일을 옮겨 둡니다.
    EPB를 쓸 때 울린 경고음도 함께 녹음됩니다.

  • 사고기록장치(EDR) 기록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 자동차관리법 제29조의3에 따라 자동차 소유자 등이 요구하면 제작사는 사고기록장치에 기록된 내용과 그 분석 결과보고서를 제공해야 합니다.


평소에 해 둘 것

  • 내 차 EPB 스위치 위치를 봐 둡니다 — 같은 제조사 차라도 위치가 다릅니다. 주차할 때 EPB를 습관처럼 쓰면 손이 기억합니다.

  • 취급설명서에서 '비상 제동' 항목을 찾아 읽습니다 — 내 차는 어떻게 작동시키는지 내 차 기준으로 확인합니다.

  • 운전석 바닥을 비웁니다 — 물병이나 슬리퍼가 페달 밑으로 굴러 들어가면 브레이크가 끝까지 들어가지 않습니다.
    바닥 매트가 앞으로 밀려 있지 않은지도 봅니다.

  • 세워 둔 채로 N 조작을 해 봅니다 — 레버인지 다이얼인지 버튼인지에 따라 손이 가는 곳이 다릅니다.


세 줄 요약

  • 발을 떼고 두 발로 브레이크 → EPB 당긴 채로 → 여유가 있으면 N입니다. 순서가 전부입니다.

  • EPB는 잠깐 당기면 약하게만 걸립니다. 차가 설 때까지 손을 떼지 않습니다.

  • 시동 끄기는 권하지 않습니다. 방법이 차마다 다르고, 꺼지면 핸들과 브레이크가 무거워집니다.

한 번도 쓸 일이 없기를 바라는 내용입니다. 그래도 오늘 차에 타면 EPB 스위치가 어디 있는지 한 번만 봐 두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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