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소형차 전용도로 — 통행 가능 차량과 신호 보는 법
고속도로가 막힐 때 갓길 쪽으로 차들이 줄지어 지나가는 모습을 보신 적 있으실 겁니다.
바닥에는 소형차 전용이라고 적혀 있고, 머리 위에는 초록색 화살표가 켜져 있습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내 차는 경차가 아니니까" 하고 그냥 본선에서 기다립니다.대부분은 들어가도 되는 차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소형차는 경차라는 뜻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법이 정해 둔 뜻이 따로 있습니다. 그 뜻과, 반드시 함께 봐야 하는 신호기를 정리했습니다.
소형차는 경차가 아닙니다

"소형"이라는 말이 서로 다른 두 곳에서 쓰이는 것이 혼동의 원인입니다.
하나는 자동차 등록상의 크기 등급입니다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 별표 1은 자동차를 경형ㆍ소형ㆍ중형ㆍ대형으로 나눕니다.
승용차라면 배기량 1,600cc 미만이고 길이 4.7m·너비 1.7m·높이 2.0m 이하라야 소형입니다.
준중형차도 이 기준은 넘습니다.
이 뜻으로 읽으면 소형차 전용도로에 들어갈 수 있는 차가 거의 없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도로에 적힌 소형차는 이 등급이 아닙니다.
도로에서 쓰는 소형차는 뜻이 다릅니다
도로를 어떤 차를 기준으로 설계했는지 정하는 규칙이 따로 있습니다. 「도로의 구조ㆍ시설 기준에 관한 규칙」 제2조 제4호입니다.
"소형자동차"란 승용자동차와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 제2조에 따른 승합자동차ㆍ화물자동차ㆍ특수자동차 중 경형(輕型)과 소형을 말한다
한 문장이지만 순서가 핵심입니다. 맨 앞의 승용자동차에는 크기 조건이 붙어 있지 않습니다.
경형ㆍ소형이라는 단서는 그 뒤의 승합ㆍ화물ㆍ특수자동차에만 걸립니다.
그래서 승용차로 등록된 차는 배기량이나 크기와 상관없이 전부 소형자동차입니다. 경차도, 중형 세단도, 대형 SUV도 모두 같습니다.
내 차가 되는지 확인하는 법
자동차등록증의 차종 칸 한 줄이면 끝납니다. 승용ㆍ승합ㆍ화물ㆍ특수 중 하나가 적혀 있습니다.
승용자동차 — 조건 없이 통행할 수 있습니다. 크기도 배기량도 따지지 않습니다.
승합자동차 — 경형과 소형만 됩니다. 소형 승합은 "승차정원 15인 이하이고 길이 4.7m·너비 1.7m·높이 2.0m 이하"입니다.
화물자동차 — 경형과 소형만 됩니다. 소형 화물은 "최대적재량 1톤 이하이고 총중량 3.5톤 이하"입니다.
특수자동차 — 경형과 소형만 됩니다. 소형 특수는 총중량 3.5톤 이하입니다.
눈여겨볼 것은 조건을 잇는 말이 "또는"이 아니라 "이고"라는 점입니다. 승합차는 정원과 길이ㆍ너비ㆍ높이를 모두 만족해야 소형입니다.
그래서 요즘 나오는 승합차는 대부분 길이에서 걸립니다.
같은 모양이라도 인승에 따라 갈립니다
「자동차관리법」 제3조는 10인 이하를 태우게 만든 차를 승용자동차, 11인 이상을 승합자동차로 봅니다.
그래서 겉모습이 같은 미니밴이라도 9인승은 승용자동차라 통행할 수 있고, 11인승은 승합자동차라 길이 조건에 걸려 통행할 수 없습니다.
헷갈린다면 등록증을 보시는 편이 확실합니다.
전기차도 마찬가지입니다. 승용으로 등록돼 있으면 그대로 통행할 수 있습니다.
신호기를 보고 들어가야 합니다

소형차 전용 갓길차로는 항상 열려 있는 것이 아닙니다. 막히는 시간대에만 엽니다. 그래서 차로 위에 신호기가 따로 달려 있습니다.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별표 2가 이 신호기(사각형등화)의 뜻을 정해 두었습니다.
녹색 화살표(아래를 향한 화살표) — 화살표로 지정한 차로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적색 ×표 — ×표가 있는 차로로 진행할 수 없습니다.
적색 ×표 점멸 — 진입할 수 없고, 이미 들어와 있다면 신속히 그 차로 밖으로 빠져나가야 합니다.
세 번째를 모르는 분이 많습니다. 점멸은 곧 닫는다는 뜻입니다. 달리는 중에 점멸로 바뀌었다면 그대로 가는 것이 아니라 본선으로 진로를 옮겨야 합니다.
왜 신호기까지 달아 두었을까
갓길은 원래 달리면 안 되는 곳입니다. 「도로교통법」 제60조 제1항이 고속도로 갓길 통행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다만 같은 항 제2호가 예외를 둡니다. "차량정체 시 신호기 또는 경찰공무원등의 신호나 지시에 따라 갓길에서 자동차를 운전하는 경우"입니다.
정리하면 녹색 화살표가 켜져 있는 동안에만 그 갓길이 차로가 됩니다. 화살표가 없으면 그냥 갓길이고, 들어가면 갓길 통행 위반입니다.
잘못 들어가면 어떻게 되나
적색 ×표인데 들어간 경우
신호를 어긴 것이라 신호ㆍ지시 위반입니다. 범칙금은 승용차 6만원ㆍ승합차 7만원, 벌점은 15점입니다.
운영 시간이 아닌데 갓길로 달린 경우
갓길 통행 위반입니다. 범칙금은 승용차 6만원ㆍ승합차 7만원으로 같은데, 벌점이 30점으로 두 배입니다.
벌점은 가볍게 볼 숫자가 아닙니다. 누산 벌점이 40점에 이르면 그때부터 면허 정지가 집행되고, 원칙적으로 1점을 1일로 계산합니다.
한 번에 30점이면 남은 여유가 10점뿐입니다.
소형차가 아닌 차가 들어간 경우
그 도로가 통행 제한을 어떤 방식으로 걸어 두었는지에 따라 적용되는 조문이 갈립니다.
안전표지의 지시를 어긴 것으로 볼 수도 있고, 구간을 정한 통행 금지ㆍ제한을 어긴 것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범칙금과 벌점이 따릅니다.
범칙금과 과태료가 어떻게 다른지는 과태료와 범칙금 차이 — 벌점과 사전납부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어디에 있나
모든 고속도로에 있는 것은 아닙니다. 주말이나 출퇴근 시간에 상습적으로 막히는 구간의 갓길을 시간제로 여는 방식입니다.
서울양양고속도로의 화도 나들목에서 춘천 분기점에 이르는 구간이 잘 알려진 사례이고, 그 밖에도 여러 노선에서 운영되고 있습니다.
운영 구간과 시간은 교통 상황에 따라 바뀝니다. 결국 현장의 표지판과 머리 위 신호기가 최종 기준입니다.
미리 외워 두기보다, 갓길에 화살표가 켜져 있는지를 그때그때 확인하시면 됩니다.
고속도로 본선에 합류하는 방법이 아직 어색하시다면 고속도로 진입하는 법 — 가속차로와 출구를 함께 보시기 바랍니다.
세 줄 요약
소형차는 경차가 아닙니다. 승용차로 등록된 차는 크기와 상관없이 전부 통행할 수 있습니다.
크기 제한을 받는 것은 승합ㆍ화물ㆍ특수자동차뿐입니다. 등록증의 차종 칸을 보시면 됩니다.
녹색 화살표일 때만 차로입니다. 적색 ×표면 진입 금지, 점멸이면 이미 들어갔어도 빠져나와야 합니다.
옆 차로가 비어 있는데 못 가는 줄 알고 서 있는 것만큼 아까운 일도 없습니다.
다음에 소형차 전용을 만나면 등록증의 차종 한 줄과 머리 위 화살표만 확인하시면 됩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고속도로 진입하는 법 — 가속차로와 출구 — 본선 합류가 어렵게 느껴질 때
과태료와 범칙금 차이 — 벌점과 사전납부 — 고지서가 날아왔을 때 읽는 글
댓글